영화 전체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사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대사가 있다. 강사장의 대사다.
몇 년 전, 꽤 똑똑한 친구가 제 밑에서 일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 친구에게 심부름을 하나 시켰는데, 사소하게 생각했었던지 실수를 저질렀어요. 뭐ㅡ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대단한 실수도 아니었습니다. 가볍게 야단치고 끝날 일이었죠. 근데 그 친구 분위기가 이상한 거예요.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겁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거죠. ……아닐 수도 있어요. 내 착오일 수도 있는 거죠. 근데 조직이란 게 뭡니까. 가족이란 게 뭡니까. 오야가 누군가에게 실수했다고 하면 실수한 일이 없어도 실수한 사람은 나와야 되는 거죠. 간단하게 끝날 일인데 그 친구 손목 하나가 날라갔어요. 잘 나가던 한 친구의 인생이 하루 아침에 끝장이 났습니다.군 복무 중에 나는 도덕 불감증에 걸려 있었다. 아니, 도덕 불감증이라기보단 가치관의 혼돈이라는 게 더 적절하겠다. 고참의 말이 무조건 옳다는 것, 내가 아무리 잘못한 게 없어도 잘못한 게 없다고 말할 자격 따위는 없다는 것. 이런 것들을 일 년간 몸에 새겨야 했고, 다음 일 년간은 남들의 몸에 새겨 주었다.
그런 말을 하곤 한다. 나는 조직 사회에 꽤나 적합하다고, 조직이라는 걸 경험해 봤다고, 그게 동아리든 학과든 직장이든 뭐든 간에 그 흐름을 잘 타고 다닐 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 그 흐름이라는 게 어쩌면 방금 말한 그 얼토당토않은 것을 인정해버리는 습성인지도 모르겠다.
이병헌이 연기를 못한다는 건 아니지만, 어째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 보는 내내 『누구나 비밀은 있다』와 『쓰리, 몬스터』에서 보여준 연기가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
황정민은 그렇게 멋들어진 중요하기 짝이 없는 역이면서 왜 특별출연인지 모르겠다. 저렇게 태어날 때부터 양아치인 것 같은 사람이 어떻게 『너는 내 운명』 같은 로맨스를 찍을 수 있는 건지 정말 신기하다. 입 한 쪽이 찢어진 게 만화 『고로시야 이치』에서 나왔던 악당과 닮아서 더 머리에 남는다.
문정혁은 특별출연한 만큼만 적당히 멋있다. 말을 거의 하지 않는 게 포인트. 『모래시계』의 이정재가 그랬지.
김영철 최고.
감독 : 김지운
배우 : 이병헌, 김영철, 신민아, 황정민, 김뢰하
장르 : 액션, 드라마, 느와르
등급 : 18세 이상
상영시간 : 120분
제작년도 : 2005년
개봉일 : 2005년 04월 01일
국가 :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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