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없다면 신도 침묵을 지키고, 정의는 잠자며,
 자연과학은 정지되고, 철학도 문학도 말이 없을 것이다.  - 토마스 바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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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워』를 보고 나서,

두렵습니다.

분명, 저는 『디 워』를 재밌게 봤어요. 그런데 왠지 커밍아웃이라도 하는 기분입니다.

비교되곤 하는 황우석 박사 사건 때에도, 모든 상황이 정리될 쯤에야 두세 번 글을 올렸을 뿐이었어요. 황까니 황빠니 편가른 싸움에 끼어들 생각도, 말빨도 없었거든요. 물론 이번에도 비슷한 마음이구요.

그렇지만 상황이 조금 다르군요. 황우석 박사 때야 내가 줄기세포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그걸 써먹을 일도 없었지만 (써먹을 수 있는 단계도 아니고) 이번에는 일단 '결과물'을 볼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봤습니다.

재밌더군요.


하지만 저 말 한 마디때문에 주위 사람들에게 '저 새끼 디빠였어.' '그딴 영화 좋아하다니, 실망이야.' 따위의 말을 듣고 싶진 않아요.

그저 취향일 뿐인걸요. (물론 취향이란 단어 하나로 해결되진 않겠죠. 고백하건데, 난 『여고생 과외하기』를 재밌게 봤던 전력이 있습니다.)



……ㄷㅂㅅㄱ와 ㅅㅍㅈㄴㅇ를 좋아하면서도 차마 주위에 말하지 못하고 있다던 한 친구가 생각납니다.

by toonism | 2007/08/22 01:45 | 일상들/ 기타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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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아우라 at 2007/08/22 11:05
재밌게 봤으면 재밌는 영화고, 재미없게 봤으면 재미없는 영화지요.
그런데 그걸 가지고 서로 비난하는 형태가 발생되니 문제였습니다.
Commented by dasony at 2007/08/22 13:07
친구끼리는 원래 그런거 가지고 놀리고 그러지 않나요? 제 친구 중 하나는 아직도 성냥팔이소녀의 재림을 재밌게 봤다는걸 가지고 놀림당하고는 하지요. ^^;
Commented by 트랜샌드 at 2007/08/22 23:28
거듭 생각하는 거지만 '재미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비평의 영역인지 정말 궁금해집니다. 객관성으로, 혹은 어느 정도의 합당한 근거나 방법론을 토대로 주관적인 발언을 할 수 있는 영역이 비평이기 때문에, 지극히 주관적인 부분인듯한 '재미'라는 부분에는 개인적으로 아무 평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수 비평가들에 대한 탄압은 좀 아니라고 보는데, 어째 상황이 =ㅁ=


뭐 어쨌거나 재미 있으면 재미 있는 거고, 재미 있을지라도 부족한 부분이 보이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썰을 늘어놓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이렇게 분리적으로 보긴 싫은데, 하도 논란이 되어서 인정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_- (실제로 전 얼마 전에 '초속 5CM'를 보았는데, 작품의 분위기 자체는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마는 구성상으로 너무나 뵈기가 싫어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전전긍긍했습니다.
결국 계속 평가보류 상태(...))
Commented by toonism at 2007/08/28 02:14
아우라 님/
그러게 말입니다. '재미'라는 건 극히 개인적인 느낌이고, 거기에 정답이니 유일한 진실이니 하는 건 없을 텐데 말이죠. 싸우는 분들 보면, 자신의 느낌을 너무나도 남들에게 강요하는 것 같아 불편했습니다.

dasony 님/
저, 그 영화 재밌게 볼 뻔했습니다... (어째 다들 임은경 나오는 영화라니;;)

트랜샌드 님/
말씀하신 '초속 5cm'에 대한 글은 읽었습니다. 다들 좋다는 애니메이션을 좋지 않았다고 하시기에 한 번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군요.
저는 소위 비평이라고 부를 만한 글을 써본 적이 없어서 비평이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제가 블로그에 쓰는 영화 관련글이나 책 관련글은 대부분 '이거 꼭 보시길' 혹은 '이거 이런 거니 볼 테면 보고 싫으면 마세요'의 목적이라서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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