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없다면 신도 침묵을 지키고, 정의는 잠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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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1:마지막 오디세이』에 대한 답변

예전에 쓴 글에 올라온 덧글을 보고, 그 덧글 작성자분께서 원하시는 대로 답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냥 아무 의미 없이, 답메일 내용을 블로그에 공개합니다.
포스팅 거리가 없어 하나 때우는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아, 찔린다;;)



안녕하세요, toonism 입니다.


블로그에 남겨주신 글 보고 메일 보내드립니다.

제가 블로그에 언급했던 『3001:마지막 오디세이』는, 말하자면 일종의 불법 제본물입니다.

예전의 천리안 멋진신세계 동호회에서 한 회원이 이 작품을 번역한 적이 있었지요.
하지만 해당 작품이 정식으로 국내 출판된 적은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인 꿈이 하나 있었습니다. 언젠가 SF를 전문적으로 출간하는 출판사를 차리고 싶었지요.
그러나 극히 일반적인 회사원이 그런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다만 팬덤의 한 사람으로, 그렇게라도 SF를 출간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SF 독서가로서가 아닌 SF 수집가로서의 마음가짐도 한 몫 했다고 하면 이해하실런지 모르겠습니다.
뭐랄까요, 이 책을 책장에 꽂아 놓으면 얼마나 뿌듯할까 하는 마음이었다고나 할까요.

그런 마음으로 예전의 번역 원고를 편집하여 제본했습니다. 번역하셨던 분에게는 따로 연락을 드려 허락을 받았지요.
책을 내는 김에, 어차피 저 작품만으로는 한 권 볼륨이 나오지 않으니 다른 단편도 몇 개 추가했고요.
(물론 표제작과 마찬가지로, 다른 단편도 정식으로 아서 클라크 옹과 저작권 계약을 맺지는 않았습니다. 다 불법입니다.)


국내에 나온 오디세이 시리즈는 2001, 2010, 2061 세 권으로 알고 있습니다.
2001은 일곱 번인가 여덟 번 나왔다고 알고 있고, 2010은 두 번인가 세 번, 2061은 한 번 나왔다고 하더군요. 자세한 건 스페이스 오디세이 시리즈의 매니아인 '스페이스오디세이' 님께 물어보시는 게 더 확실하겠습니다. (그 분의 블로그는 http://galaxian.egloos.com 입니다.)
갈수록 줄어든 출간 회수를 보면 눈치채실 수 있겠지만, (그리고 남겨주신 글을 보니 이미 다 읽어보신 듯합니다만) 이 시리즈는 권수가 더해 갈수록 완성도가 (또는 독자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2061까지 출간한 출판사는 '어쨌든 시리즈는 완간하자!'라는 마인드였던 듯 싶지만, 그 책이 나올 때엔 아직 아서 클라크 옹이 3001을 집필하기 전이었죠.

...제가 보기엔, 결국은 시장의 원리 때문에 3001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001을 내려면 2001부터 2061까지 다 낸 후에나 가능할 텐데, (SF작가 치고는) 무지하게 비싼 아서 클라크의 작품을 - 잘 팔리지도 않을 것을 알면서도 단지 시리즈를 완성하기 위해 - 네 권 연속해서 낼 만한 출판사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더군다나 그런 SF를 사줄 국내의 몇 안 되는 SF팬덤 내부에서도 2010부터는 비판 가득한데 말이죠.


블로그에 남기셨던 글에 답변을 하다 보니 메일이 무척 길어졌습니다. 남기신 글을 다시 읽어보니, 혹시나 저를 출판 관계자로 오해하고 글을 남기신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혹시나 해서 추가로 한 말씀 드리자면, 불법 제본은 딱 100부 찍었습니다. 불법은 불법이지만 가급적이면 지인과 돌려본다는 개념으로 만들고 싶었기에, 주위의 SF 팬덤 사람들에게 연락해서(=홍보해서?) 수량을 파악하고 딱 맞춰 찍었지요. 지금 제가 갖고 있는 건, 제 소장용인 한 권 뿐입니다. 좀더 일찍 저와 연락이 되셨다면 한 권쯤 보내드릴 수도 있었는데 아쉽군요.


실은, 저는 자그마한 출판사 하나를 준비중입니다. 시장의 원리 때문에 번역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해외 SF를 번역해서 소개하겠다는 목적이죠. 작년 말부터 준비했지만 아직 단 한 권도 출간하지 못했군요. 변명이라면 제가 일반적인 회사원이라는 것입니다만, 일단 제 추진력이 제가 생각했던 것만 못하다는 아쉬움이 있기도 합니다.

최소한 금년 내에는 한 권 이상 나올 것이라 예상합니다. 앞으로 많이 지켜봐 주세요. 언젠가는 2001부터 3001까지 모두 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시간이 많이 흐르고 그 출판사가 잘 나가게 될 때의 이야기겠지만요.


요즘 SF 팬덤 사람들의 모임이 많아졌습니다. 시간 되시면 그런 자리에서 한 번 만나뵈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위에 말씀드린 '스페이스오디세이' 님의 블로그에 모임 관련 글이 있습니다. 다음에 시간 여유 되시면 꼭 한 번 뵙길 기대하겠습니다.

by toonism | 2007/08/28 02:08 | 기적의책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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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tonevirus at 2007/08/28 16:58
부디 올해안에 책이 나오기만을...
Commented by 날백수 at 2007/08/28 17:29
저도의 출판사 홍보글.... ㅌㅌㅌ
Commented by 트랜샌드 at 2007/08/28 17:29
끄응 분명 투니즘님의 출판사에선 좋은 글들만 나올 거라고 믿어요. 그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ㅎㅎ
Commented by pilza2 at 2007/08/28 22:36
올해는 선거법 때문에 잠수타신다고 해놓고(…).
아무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Commented by kirrie at 2007/08/29 03:48
예전에 소문의 꼬리에 꼬리를 타고 투니즘님의 그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어요. 너무 늦게 알아서 안타까웠지만.

아무튼 자칭 '21세기 몇 남지 않은 아서 클라크교 광신도'로써 투니즘님의 그 꿈을 지지합니다. 투니즘님의 꿈이 결국은 제 꿈으로 맞닿을 것이 틀림없음을 알기에.. 번쩍번쩍한 금장의 양장본으로 스페이스 시리즈.. 까지는 아니더라도, 말끔한 번역의 그의 전집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덧붙여서 '낙원의 샘' 가운데 가장 짜릿했던 대목을 옮겨 적어봅니다.

'스타홀르머가 남쪽을 응시하는 동안 그것은 산 정상에 우뚝 솟은 0.5킬로미터 폭의 기둥과 그것이 다른 세계에서 본 공학의 업적들을 비교했다. 이렇게 젊은 종이 한 일치고는 이것은 진짜 인상적인 업적이었다. 그것은 비록 언제라도 하늘에서 넘어질 것처럼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이제까지 15세기동안 서 있었다.'
Commented by toonism at 2007/08/30 02:23
stonevirus 님/
저도 그렇게 기원합니다. ^^;;

날백수 님/
저도라뇨, 이쯤이면 충분히 고도...

트랜샌드 님/
꼭 그렇지는 않을 거예요. 어쨌든 세상의 90%는 쓰레기니까요. 후후훗

pilza2 님/
선거법이라뇨? 제가 그런 말씀을 드렸던가요...
그나저나 앞으로 하게 될 출판사는 '합법'이니 큰 문제는 없습니다만.

kirrie 님/
일찍 아셨으면 좋았을텐데. 얼마 전에 마지막 한 권을 방출했거든요. 그 포맷으로 다시 찍을 계획은 없으니... 언젠가 기적의책이 커지면 제대로 찍게 되겠지요. 그 날을 기다리...고 계신 건가요? ^^;;
Commented by kirrie at 2007/09/04 06:03
다른 부분에선 매우 조급한 편인데, SF 소설에 관해서는 왠지 모르게 느긋해지네요. 항상 맘속에 담고 있으면 언젠간 반드시 구해지더군요.
당연히 그날을 기다립니다. 어느 누가 기다리지 않겠어요? ^^
Commented by toonism at 2007/09/16 23:37
kirrie 님/
언젠간 나올 겁니다.
슬슬 시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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