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누군가를 만났어 - ![]() 배명훈.김보영.박애진 지음/행복한책읽기 |
김보영빠(!)라고 할 수 있는 나로선 그야말로 주옥같은 단편집이다.
국내 SF작가들의 단편집이라면 『창작기계』, 『사이버펑크』, 김호진의 『인디케이터』, 듀나의 여러 단편집 등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과문한 탓에 판타지작가들의 단편집은 『윈드드리머』 한 권밖에 모르겠다.) 이 중 개인 단편집이 아닌 여러 작가들의 단편집은 94년의 『사이버펑크』 이후 무려 13년만의 출간이다. (이 또한 과문한 탓에ㅡ이쯤 되면 얼마나 무식한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느끼셔도 된다ㅡ뭔가를 놓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오랜만에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환영받을 만한 책인데, 그 내용 또한 극히 훌륭하다. 사실 SF 소설만 있는 게 아니라 환타지 소설도 같이 수록되어 있으니 SF 단편집이라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SF 팬덤이 이 책을 외면하지는 않으리라ㅡ 아니, 외면하지 않고 있다. (책이 나온 지 일 년 가까이 지나서 포스팅하다 보니 저런 시차가 발생한다.)
특히 기존에 SF 팬덤 일부에게 이미 그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던 이다(김보영) 님 외에도, 웹진 『거울』의 편집장이자 작가인 박애진 씨, 웹진 『거울』에서 활동하며 SF와 환타지를 넘나드는 작풍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배명훈 씨의 작품들을 함께 볼 수 있어 더욱 즐거운 책.
맨 처음에 쓴 대로 나는 예전 정크SF 눈팅하던 시절부터 김보영빠(!)인지라 당연히 그의 작품에 더 눈이 가긴 하지만, 다른 작품도 쉽게 건너가기는 어렵다. (그래도 김보영 씨 작품이 최고! (도망가자;;))
책 전체의 약 60% 가량을 차지하는 김보영 씨의 작품은 그야말로 이 단편집의 백미가 아닌가 말이다. (각 작가 공히 다섯 편씩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으니 세 작가 모두 공평하게 소개되고 있으나, 김보영 씨의 작품이 더 눈에 띄는 만큼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계속 찬양하고 싶으나 다른 작가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누가 될까봐 이쯤에서 그만 하고.) 특히 중편(이라고 해야겠지?)「종의 기원」은 어딘지 아시모프와 젤라즈니를 뒤섞은 듯한 느낌이라 읽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작가나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누구 한 명을 계속 찬양하다 보니 변명할 거리가 많아져 괄호를 이용한 글이 많아진다. 참 맘에 안 드는 글이 되었다. 아무튼 더 이야기해봤자 계속 한 명의 작품만 찬양할 게 뻔하고 그럴 수록 더 마음에 안 드는 글이 나올 것 같으니 이만 줄이자.
덧. 작년 여름께였던가, 김보영 씨를 만난 자리에서 '이다 님 작품을 출간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내다가 '...지만 이다 님 작품은 너무나도 훌륭하니 『기적의책』 같은 이상한 출판사(요즘 표현으로는 듣보잡?) 말고 정말 좋은 출판사에서 내는 걸 보고 싶군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몇 달 후에 『행복한책읽기』에서 김보영 씨의 글이 나온다는 말을 듣고, 그때의 바람이 이루어졌다는 게 너무 기뻐 혼자서 흥분했더랬다.
(추가) 덧 둘,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오해를 막기 위해 첨언하자면ㅡ 이다 님만 님이고 배명훈 씨나 박애진 씨는 씨네요, 라는 건 오해예요. 위에 보면 김보영 씨라는 표현 있지요. 최근 한 블로그에서 호칭에 대한 글을 보고 나름대로 그게 좋겠다 싶어서, 아이디에는 '님'을, 실명에는 '씨'를 붙이면 좋겠구나 생각해서 그런 겁니다. (혹시나 김보영 님이라는 표현이 있다면, 그저 빠심이 발동했다 생각하고 한 번만 눈감아 주시길.)









덧글
_권_ 2007/12/26 17:51 # 답글
명훈님과 애진님의 글도 상당히 좋지요. :D
toonism 2007/12/26 18:29 # 답글
권 님/물론입니다. 굉장히 좋아요. 배명훈 씨의 발랄한 글이나 박애진 씨의 아름다우면서 슬픈 글이나 굉장히 좋아요. 다만 전 김보영빠(!)라서...
stonevirus 2007/12/26 18:56 # 답글
전 배명훈씨 글이 좋아요~ ^ㅅ^
toonism 2007/12/27 20:41 # 답글
stonevirus 님/위에 권 님에 대한 답변과 동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