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은 정신없이 지나갔습니다. 토요일에 일이 있어 출근했다가 점심시간 쯤에 퇴근해서 SFㆍ판타지 도서관 개관식 준비를 하기 위해 급히 사당으로 이동했지요. 도서관 내부를 정리하고 늦은 점심 식사를 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노라니 큼지막하고 묵직한 박스 예닐곱 개가 택배로 배달되더군요. 뭔지 확인도 못 하고 급히 창고로 옮겨놓고 있는데, 개관식 행사 시간보다 조금 이른 네 시쯤에 첫 손님이 방문하셨습니다. 첫 손님인 루크 님을 필두로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셨는데 방명록을 도서관에서 보관하고 있는 관계로 방문객 순서는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출판사 관계자분들과 작가분들, 번역자분들, 장르문학 관련 블로거분들 등 각자의 위치에서 국내 장르문화의 활성화를 위해 힘쓰시는 많은 분들을 뵐 수 있었습니다.
이 날의 호스트였던 전홍식 님(pyodogi)은 스타일리시한 정장(이게 도대체 무슨 뜻이지? 쓰고 나서도 고민이...)을 입고 나타나셔서 한 손에는 와인을, 한 손에는 잔을 (아쉽게도 와인 잔이 아닌 플라스틱 잔을) 들고 손님맞이에 나섰습니다. 많이 준비하지 못한 자리였지만 조금씩 들어간 와인 덕분인지 대부분 그 자리를 즐기시는 듯 보이더군요. 이 틈에 기적의책 홍보도 좀 해 볼까나 했는데 도무지 타이밍을 잡을 수가 없었던지라... 아쉽... (아니, 일단 책이 나와야 홍보를 할 거리가 생기는데...)
행사는 이날 사회를 맡은 홍성오 님(binah)의 인사말로 시작하였습니다. 홍인수 님(장수제)이 진행한 도서관 현황 PPT는 리허설 때엔 불안했는데, 실전에서는 아주 자연스럽고 여유 있는 발표가 되었지요. 도서관의 설립 목적이나 운영 형태, 방향 등을 잘 설명해 주었습니다.
발표 내용을 보시려면...
다음은 전홍식 대표의 순서였습니다. 어느 정도는 PPT 자료와 중복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장르문학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생생한 발언이었습니다. (...라고 적고 나서 보니 이건 내부인이라서 그저 좋아 보이라고 쓴 글처럼 보이네요;;)
질의응답 시간에는 루크 님으로부터 아주 의미심장한 제의를 받고는 운영진 모두가 뒤에서 한껏 고무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본 행사가 끝나고 나서 고깃집으로 자리를 이동했습니다. 아쉽게도 몇몇 분들은 다음 약속이 있다고 하셔서 식사를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깃집에는 대략 스무 명 내외의 사람들이 있더군요. 몇몇 분들은 자리를 계속 옮기시면서 보다 많은 분들과 이야기하려고 하시기도 했습니다.
술자리가 어느 정도 무르익을 즈음에 베가북스 사장님 옆으로 슬쩍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요. 개인 출판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그 안쓰러워 하시는 표정은... ^^;; 조금 후에는 꿈에도 그리던 김보영 님 앞자리에 떡하니 앉았는데, 앉고 나니 (예상대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왠지 앉으면 안 될 자리에 앉은 것 같은 그런 상황이 되었습니다. 뭔가 몇 마디 대화를 나누긴 했는데 해서는 안 될 질문과 답변을 한 것 같아 찜찜합니다. 좋아하는 작가와 대화를 하기에는 아직 준비가 많이 부족했던 듯합니다. *^^*
열댓 명 정도가 남아서 2차로 옮긴 맥주집에서는 고장원 님(sfko)과 김태영 님(tai0/hmm/벌거지)이 계신 자리에서 주로 이야기를 했는데, SF 출판과 관련된 비화라든지 기적의책에 대한 조언, 고장원 님이 5년 후에 준비하고 계신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나눴습니다. 무엇 하나 버릴 게 없는 즐거운 대화였어요.
그렇게 열한 시인가 열두 시인가가 되니 손님들은 모두 돌아가시고 도서관 운영진들만 남았습니다. 발등에 닥친 정식 개장을 앞두고 아직까지 준비되지 않은 것들이 적지 않다고 판단, 다들 도서관으로 돌아가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지요.
다들 얼큰하게 술이 들어간 상태라 부드럽게 진행된 회의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언제나와 같이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는 즐거운 회의였습니다ㅡ그리고 언제나와 같이 마라톤 회의였지요. 새벽 네 시쯤인가 회의가 끝나자마자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졸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사위가 어둡고 여기저기에 사람들이 담요를 뒤집어쓰고 누워 있더군요. 그 옆에 따라 누워 잠을 이었지요.
열두 시쯤 느지막하게 일어나 보니 남은 사람은 세 명. 전홍식 님과 박진우 님(비트만)이 삼십 분 후에 일어나서 도서관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개관식 날에는 특별히 실내화 사용을 하지 않았던 터라 도서관 바닥을 깨끗하게 쓸고 닦아야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개관식 준비 중에 배달되었던 박스를 열어 보았습니다.
세상에! 황금가지에서 밀리언셀러 클럽을 보내온 겁니다. 한 권 한 권씩 꺼내다가 나중에는 대여섯 권씩 꺼내 옆에 있는 책장에 깔기 시작했는데 이게 끝이 안 나는 겁니다. 밀리언셀러 클럽 98권, 그러니까 지금까지 출간된 전 작품을 보내주셨더군요. 거기에다가 국내편 12권도 보내주셨어요. 그러고도 책이 더 있어서 꺼내 보니 12권짜리 스티븐 킹 전집이 나오는군요. 거기에다가 『티가나』(전2권), 『치명적 실수』(전2권)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영도의 새로 나온 『드래곤 라자』(양장본) 전질과 신작『그림자 자국』, 기존에 출간된 『퓨쳐 워커』 『폴라리스 랩소디』 『눈물을 마시는 새』 『피를 마시는 새』 전질까지!!!!
이걸 보고 나니, 조용히 점심을 먹고 집에 가려던 생각이 사라지더군요. 적당히 점심을 때운 후에 바로 도서 정리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기존에 작성된 자료들을 조금 보완하고 200권에 육박하는 황금가지 기증 책자를 정리하고 나니 어느새 시간은 저녁 아홉 시. 세 명은 간단히 굴국밥을 먹고 다들 집으로 귀가했습니다. 이 중 박*우 군과 김*철 놈은 집으로 귀가하지 않고 술을 한 잔 더 하려 하다가 시계를 한 번 더 본 후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기록할 일이 하나 더 있네요. 한참 책자를 정리하던 저녁 대여섯 시쯤에 도서관으로 전화가 하나 걸려왔습니다. 전홍식 님의 대화 내용을 대충 들어 보니 어딘가에서 취재를 하는 것 같더군요. 며칠 전에 작성했던 보도자료와 함께 몇 가지 자료를 이메일로 보냈는데 그게 오늘 오전에 인터넷으로 올라왔습니다.
링크 : <팬들이 만든 SFㆍ판타지 전문 도서관> (연합뉴스)
당장 모레, 그러니까 3월 4일부터 도서관이 정식으로 개관합니다.
도서관 운영 일시와 이용 방법은 이 포스트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 날의 호스트였던 전홍식 님(pyodogi)은 스타일리시한 정장
행사는 이날 사회를 맡은 홍성오 님(binah)의 인사말로 시작하였습니다. 홍인수 님(장수제)이 진행한 도서관 현황 PPT는 리허설 때엔 불안했는데, 실전에서는 아주 자연스럽고 여유 있는 발표가 되었지요. 도서관의 설립 목적이나 운영 형태, 방향 등을 잘 설명해 주었습니다.
발표 내용을 보시려면...
다음은 전홍식 대표의 순서였습니다. 어느 정도는 PPT 자료와 중복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장르문학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생생한 발언이었습니다. (...라고 적고 나서 보니 이건 내부인이라서 그저 좋아 보이라고 쓴 글처럼 보이네요;;)
질의응답 시간에는 루크 님으로부터 아주 의미심장한 제의를 받고는 운영진 모두가 뒤에서 한껏 고무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본 행사가 끝나고 나서 고깃집으로 자리를 이동했습니다. 아쉽게도 몇몇 분들은 다음 약속이 있다고 하셔서 식사를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깃집에는 대략 스무 명 내외의 사람들이 있더군요. 몇몇 분들은 자리를 계속 옮기시면서 보다 많은 분들과 이야기하려고 하시기도 했습니다.
술자리가 어느 정도 무르익을 즈음에 베가북스 사장님 옆으로 슬쩍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요. 개인 출판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그 안쓰러워 하시는 표정은... ^^;; 조금 후에는 꿈에도 그리던 김보영 님 앞자리에 떡하니 앉았는데, 앉고 나니 (예상대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왠지 앉으면 안 될 자리에 앉은 것 같은 그런 상황이 되었습니다. 뭔가 몇 마디 대화를 나누긴 했는데 해서는 안 될 질문과 답변을 한 것 같아 찜찜합니다. 좋아하는 작가와 대화를 하기에는 아직 준비가 많이 부족했던 듯합니다. *^^*
열댓 명 정도가 남아서 2차로 옮긴 맥주집에서는 고장원 님(sfko)과 김태영 님(tai0/hmm/벌거지)이 계신 자리에서 주로 이야기를 했는데, SF 출판과 관련된 비화라든지 기적의책에 대한 조언, 고장원 님이 5년 후에 준비하고 계신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나눴습니다. 무엇 하나 버릴 게 없는 즐거운 대화였어요.
그렇게 열한 시인가 열두 시인가가 되니 손님들은 모두 돌아가시고 도서관 운영진들만 남았습니다. 발등에 닥친 정식 개장을 앞두고 아직까지 준비되지 않은 것들이 적지 않다고 판단, 다들 도서관으로 돌아가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지요.
다들 얼큰하게 술이 들어간 상태라 부드럽게 진행된 회의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언제나와 같이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는 즐거운 회의였습니다ㅡ그리고 언제나와 같이 마라톤 회의였지요. 새벽 네 시쯤인가 회의가 끝나자마자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졸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사위가 어둡고 여기저기에 사람들이 담요를 뒤집어쓰고 누워 있더군요. 그 옆에 따라 누워 잠을 이었지요.
열두 시쯤 느지막하게 일어나 보니 남은 사람은 세 명. 전홍식 님과 박진우 님(비트만)이 삼십 분 후에 일어나서 도서관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개관식 날에는 특별히 실내화 사용을 하지 않았던 터라 도서관 바닥을 깨끗하게 쓸고 닦아야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개관식 준비 중에 배달되었던 박스를 열어 보았습니다.
세상에! 황금가지에서 밀리언셀러 클럽을 보내온 겁니다. 한 권 한 권씩 꺼내다가 나중에는 대여섯 권씩 꺼내 옆에 있는 책장에 깔기 시작했는데 이게 끝이 안 나는 겁니다. 밀리언셀러 클럽 98권, 그러니까 지금까지 출간된 전 작품을 보내주셨더군요. 거기에다가 국내편 12권도 보내주셨어요. 그러고도 책이 더 있어서 꺼내 보니 12권짜리 스티븐 킹 전집이 나오는군요. 거기에다가 『티가나』(전2권), 『치명적 실수』(전2권)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영도의 새로 나온 『드래곤 라자』(양장본) 전질과 신작『그림자 자국』, 기존에 출간된 『퓨쳐 워커』 『폴라리스 랩소디』 『눈물을 마시는 새』 『피를 마시는 새』 전질까지!!!!
이걸 보고 나니, 조용히 점심을 먹고 집에 가려던 생각이 사라지더군요. 적당히 점심을 때운 후에 바로 도서 정리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기존에 작성된 자료들을 조금 보완하고 200권에 육박하는 황금가지 기증 책자를 정리하고 나니 어느새 시간은 저녁 아홉 시. 세 명은 간단히 굴국밥을 먹고 다들 집으로 귀가했습니다. 이 중 박*우 군과 김*철 놈은 집으로 귀가하지 않고 술을 한 잔 더 하려 하다가 시계를 한 번 더 본 후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기록할 일이 하나 더 있네요. 한참 책자를 정리하던 저녁 대여섯 시쯤에 도서관으로 전화가 하나 걸려왔습니다. 전홍식 님의 대화 내용을 대충 들어 보니 어딘가에서 취재를 하는 것 같더군요. 며칠 전에 작성했던 보도자료와 함께 몇 가지 자료를 이메일로 보냈는데 그게 오늘 오전에 인터넷으로 올라왔습니다.
링크 : <팬들이 만든 SFㆍ판타지 전문 도서관> (연합뉴스)
당장 모레, 그러니까 3월 4일부터 도서관이 정식으로 개관합니다.
도서관 운영 일시와 이용 방법은 이 포스트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덧글
다크엘 2009/03/02 16:31 # 답글
오오 축하드립니다 ^^
toonism 2009/03/03 08:06 #
감사합니다 ^^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미도리™ 2009/03/02 17:04 # 답글
ㅊㅋㅊㅋㅊㅋ
toonism 2009/03/03 08:06 #
감사합니다 ^^ 자주 방문해 주세요 ^^
Frey 2009/03/02 20:41 # 답글
가고 싶었지만 그 때 부산에 있어서... ㅠㅠ 정식 개관하면 꼭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toonism 2009/03/03 08:07 #
내일부터 정식 개관입니다. 집도 가까우시니 자주 방문해주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파워 블로거로서 포스팅 몇 방 쎄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
scifi 2009/03/02 21:42 # 삭제 답글
고생하셨군요. 링크된 기사에 실린 사진이 멋있습니다. 도서관이 계속 발전하기를.
toonism 2009/03/03 08:07 #
그렇게 잘 나온 사진이 있다는 걸 저도 처음 알았답니다 ^^
프뢰 2009/03/02 21:47 # 답글
밀리언셀러 클럽..;;저번에 가 보니까 더 책을 넣을 공간은 많이 없어보이던데 하하; 그 많은 책들을 어떻게 정리하셨을지 궁금하네요. :)
toonism 2009/03/03 08:08 #
맨 위에 진열했던 박스셋 치우고 급한 대로 추리소설 칸을 일시적으로 비웠습니다. 책장이 이번주중에 추가될 예정이니 추리소설을 그곳에 두어야지요. 밀리언셀러 클럽 하나만으로 책장이 하나 가득이더군요.
Carrot 2009/03/02 23:19 # 답글
ㅠㅠ 꿈만 같습니다, 정말......그나저나 황금가지 참 대단하군요. ㄷㄷ
toonism 2009/03/03 08:08 #
역시 장르문학을 선도하는 출판사답지요.
winnie 2009/03/03 19:12 # 답글
우와 이거 디피에서 소개글 보고 틈틈이 홈페이지 눈팅만 하고 있었는데투니즘 님도 참여하고 계신거였나요?!!!
toonism 2009/03/04 13:59 #
넵, 운영진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놀러 오세요!